요즘 서점에 가보면 회계 관련된 서적이 눈에 많이 띕니다. 복잡하고 재미없는 회계를 누구나 알기 쉽게 풀어놓은 책들이 많은데요, 살아가는데 전혀 몰라도 될 것 같았던 회계가 이제는 회계를 알아야 돈을 벌 수 있다는 논리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에서도 관리자 이상은 직종에 관계 없이 재무제표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하고 있고 승진 시험에 포함 시키기도 합니다.
회계를 처음 배울 때 회계의 기본 개념인 현금주의(Cash basis)와 발생주의(Accrual basis)에 대해 배우게 됩니다. 현금주의와 발생주의는 회계처리 방법으로서 둘 중 하나의 방법을 선택하여 회계 처리를 해야 하며,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수익과 비용이 다르게 인식 됩니다.
먼저 현금주의는 말 그대로 현금의 흐름을 따라 회계처리를 하는 방법으로 회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간단한 교육을 통해 기본 업무 처리가 가능할 정도로 비교적 손쉬운 개념입니다. 현금주의의 핵심은 현금이 들어 왔을 때 수익으로 인식하고 현금이 지출 되었을 때 비용으로 인식하는 방법입니다. 물건을 팔고 아직 돈을 받지 않았다면 아직 수익이 아니며, 비용 청구서(tax invoice)를 받았지만 아직 돈을 내지 않았다면 마찬가지로 비용도 인식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금주의는 미수금이나 미지급금을 인식하지 않습니다.
반면 발생주의는 현금주의와는 반대로 현금의 흐름은 무시하고 수익과 비용이 발생하였을 때 인식을 합니다. 물건을 팔았다면 판매한 시점, 즉 소유권이 넘어간 시점에서 수익을 인식하고, 비용 청구서를 받았다면 청구서를 받은 시점에서 비용을 인식합니다. 현금주의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현금의 흐름과 관계 없이 수익의 권리와 비용의 의무가 발생한 시점에서 각각 수익과 비용을 인식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매달 20일 납부하는 Rent를 미납했을 때, 현금주의 회계에서는 지출이 없었으므로 아무런 회계처리가 필요하지 않지만 발생주의 회계는 Rent를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했기 때문에 미지급금으로 인식하여 Rent를 비용처리해야 하고, 심지어 회계기간 종료일(6월 30일)까지 발생하였으나 아직 부과되지 않은 Rent까지도 날짜별로 계산하여 비용으로 반영해야 하므로 현금주의와 비교했을 때 훨씬 복잡한 회계처리입니다.
이론적으로 보았을 때는 미수금, 미지급금 등의 계정을 사용하는 발생주의 회계처리가 보다 정확한 현황을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으나 현금주의에 비해 상당히 복잡하고, 회계 전문가가 필요하므로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만약 규모가 큰 회사가 현금주의 회계기준으로 작성한 재무제표를 공표한다면 주주, 채권자 등 그 이해관계자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아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유발할 수 있으며, 반대로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복잡한 발생주의 회계처리를 의무화 한다면 회계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하여 반발이 클 것입니다. 따라서 규모가 크지 않은 Small Business 에 해당하는 사업자는 현금주의와 발생주의 중 원하는 방법을 선택하여 회계처리가 가능하며, 그 외 사업자는 정확한 회계처리를 위해 발생주의 적용을 의무화 하고 있습니다.
현금주의와 발생주의를 선택할 수 있는 소규모 자영업자는 발생주의에 비해 현금주의를 채택한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상황에 따라 발생주의가 유리한 경우도 있어 보다 자세한 사항은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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