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영화의 제목이 아닙니다. 요새 경제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는 이 용어는 경제 용어입니다. [R의 공포]에서 R은 경기침체를 뜻하는 단어인 Recession을 의미하며 최근 뉴스에서 R의 공포라는 용어가 등장한다는 것은 글로벌 경제가 심상치 않다는 뜻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즉 OECD에서 발표하는 경기선행지수를 통해 현재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데요, 경기선행지수는 종합주가지수, 재고량, 재고순환지표, 업황, 장단기 금리차, 순 교역조건 등 각종 경제 지표가 동원됩니다. 이중 최근 장단기 금리차이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어 R의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는 모양새입니다.
장단기 금리차이란 일반적으로 장기 예금의 금리가 단기 예금의 금리보다 더 높아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이 차이가 줄어들면 경기 침체기의 징후로 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장단기 금리 차이가 줄어들다가 급기야 역전되는 현상도 발생했습니다. 단기 예금의 금리가 장기 예금 금리보다 더 높다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경제 상황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누구나 감지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00년 IT 버블과 2007년 세계 금융위기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모두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이후에 발생했던 사건입니다. 일반적으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지면 1~2년 내로 경기 침체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전 세계가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국채의 장단기 금리역전 외에도 독일,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 주요 국가가 GDP 감소, 수출 감소, 국내총생산 감소 등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며,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의 장기화가 R의 공포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행인 것은 최근 뉴스(2019년 11월 현재)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의 진전으로 향후 1년 내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입니다. 미, 중의 무역협상 진전 외에도 브렉시트 불확실성 해소, GM의 파업 종료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R의 공포보다 J의 공포를 더욱 경계해야 한다는 전문가 들의 의견이 있습니다. 여기서 J란 Japanification으로 미국과 유럽의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25년 전 일본의 장기 경기 침체와 유사한 형태의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는 것입니다. 미국 등이 공격적인 통화 정책을 펼치지만 국채의 금리가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졌던 일본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R의 공포나 J의 공포 모두 경기가 좋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 IMF를 겪은 세대들은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누구보다도 클 것입니다. 앞으로 다가오게 될지도 모르는 경기 침체에 대비하여 지금보다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 경기 침체를 방어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을 준비해 두고, 전문가와 상의하여 불황 속에서의 안전한 투자 방법도 미리 염두 해 두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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